네이버웹툰이 2023년 1분기 214억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1분기 293억 적자 대비 79억 원이 개선되었습니다. 작년 매월 약 100억 가까운 적자에서 올해 1분기는 매월 약 70억 조금 넘는 적자로 개선된 것입니다.

물론 이 숫자 이면에는 흑자 사업의 인수가 담겨 있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가 안되었으나 작년 2분기에 인수 완료된 이북 재팬의 흑자가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웹툰 시장 전체가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마케팅을 축소하고 있는 것도 영업이익 개선에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놀라운 점은 웹툰 플랫폼 사업의 수익성은 검증된 바 없다는 것입니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사업 시작 후 지속적으로 적자이며 리디의 영업적자는 커지고 있습니다. 카카오 웹툰 사업도 적자이며, 코미코를 운영 중인 NHN의 웹툰 사업도 적자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이번에 다른 점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네이버 경영진이 올해 말 시점에 네이버웹툰의 흑자 전환을 공언했다는 점입니다. 강도높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전제로 힌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침체로 매출 상승 기회는 제한적인 반면 대부분 비용은 결국 인건비이기 때문입니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연간 천억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며 웹툰 사업을 키워왔습니다. 모회사인 네이버의 천문학적 투자로 인해 가능한 사업이었습니다. 2014년부터 네이버웹툰은 해외 사업을 확대하며 웹툰의 세계화에 첨병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도 합니다. 전세계에서 웹툰이 이만큼 알려진데에는 네이버 모회사의 기약 없는 투자와 의지를 빼놓고 논의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적자 사업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현재 웹툰 업계는 작가들의 살인적인 업무 강도를 해결해야 한다고 아우성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플랫폼 탓을 (쉽게) 하지만, 실상은 플랫폼도 적자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사실상 웹툰 업계에서 가장 큰 혜택은 고객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웹툰=무료라는 인식이 강하고 그나마 유료화 작품들은 불법 사이트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흑자를 내고 있는 웹툰 스튜디오는 업계 전반을 끌어가기에는 영세한 경우가 많습니다. 업계 자체적으로 정화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래서 네이버웹툰의 흑자 전환 노력을 응원합니다. 웹툰=무료라는 인식을 이끌었던 네이버웹툰이 유료화를 강화하고, 불법 대응도 지금보다 더 강도 높게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한 수 많은 콘텐츠 OTT 플랫폼을 뒤로 하고 웹툰 사업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K콘텐츠 산업이 정점을 찍고 쇠락하는게 아닌가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다르지만 홍콩 콘텐츠가 정점을 찍고 추락했듯, K콘텐츠도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으로 정점을 찍은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방송사의 드라마 편성 축소입니다. 경기침체로 광고 산업이 위축되면서 방송사도 수익성 걱정을 해야 하는 때입니다. 그 결과로 SBS나 JTBC가 드라마를 1주일에 6편에서 2~4편으로 축소하고 있습니다. tvN도 수목 드라마 방영 시간대를 예능과 교양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편성을 못잡은 드라마가 80편에 이르고 있다는 시장 추정이 있을 정도입니다.

두 번째는 OTT의 투자 완화입니다. 티빙과 웨이브가 2022년 연간 천억원 넘는 적자를 기록하며 올해는 어쩔수 없이 수익성 기조로 돌아설 것입니다. 당장 적자를 줄여야 하는 입장에서 드라마 제작 단가도 올라있는 상황인지라 드라마 편성 개수는 더욱 줄것입니다. 여기에 큰 손인 넷플릭스도 투자를 더 늘리지는 않고, 2022년 투자 수준에서 유지할 계획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블락버스터 영화가 되살아날 조짐도 커보이지 않습니다. 팬데믹으로 힘들었던 영화관이 엔데믹이 되었다고 좋아지지도 않았습니다. 1분기 한국 영화 흥행 실패가 더 보수적인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개봉일을 잡지 못한 영화가 57편에 이르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한국 콘텐츠 업계는 채널의 다양성 부족이 몰락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커지고 있습니다. 방송과 영화관이 축소되면 결국 기댈 곳은 OTT이나 그마저도 국산 OTT는 적자에 시름시름 앓아가고 있어, 자본력이 풍부한 넷플릭스나 디즈니로 편성이 편중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양성이 부족해질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역사를 통해 수 많은 교훈을 얻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CJ ENM이 5년만에 적자로 전환되었습니다. 티빙과 피프스 시즌의 성과 부진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피프스 시즌은 향후 작품 제작과 유통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한다 하더라도 티빙의 연간 천억원대 적자 개선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렇다고 OTT 사업을 포기하자니 미래 먹거리가 더 걱정일 것입니다.

그 동안 K콘텐츠 산업의 첨병 역할을 해왔던 CJ ENM의 적자가 K콘텐츠 산업 위기의 신호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K콘텐츠가 대세가 된 현재 시점에 선도 사업자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오히려 생태계가 탄탄하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CJ ENM이 빨리 회복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디즈니 스티리밍 1분기말 구독자수가 지난 분기말 대비 400만명이 감소했습니다. 5월 9일 장 마감 이후 발표된 1분기 성과에 5월 11일 주가는 5월 9일 대비 10% 이상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내실을 살펴보면 회사는 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사업의 분기 적자는 작년 동기 대비 약 3,000억원 개선되었습니다. 스트리밍 사업 매출은 구독자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인상하면서 꾸준하게 증가 중입니다.

디즈니 테마파크 사업은 엔데믹의 영향으로 작년 동기 대비 17% 성장했습니다.

물론 안좋은 소식도 있었습니다. 전통 TV, 영화관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더 높은 강도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디즈니는 현명한 선택을 했습니다. 강도 높은 비용 절감을 하면서 스트리밍 사업의 적자를 줄이고 콘텐츠 투자도 효율성 중심으로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밥 아이거 대표는 현재의 경기 침체 상황에 대해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시기라며 지속적으로 수익성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매각설까지 나왔던 훌루는 오히려 디즈니+와 원앱으로 합치겠다고까지 공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기침체가 확산되는 가운데, 지금은 수익성 관리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때가 맞습니다. 허울 좋은 구독자수에 집착하기보다는, 오히려 ARPU가 높은 고객들을 관리하며 내실을 관리할 때입니다.

단기적으로 주가는 떨어졌지만 수익성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디즈니의 기업가치는 앞으로 더 탄탄해질 것으로 보입니다.